
롱블랙 프렌즈 C
영국 런던에서 ‘대만식 찐빵’으로 10년 넘게 성장한 브랜드가 있어요. 이름은 ‘바오BAO’. 대만의 길거리 음식, 과바오刈包*를 대표 메뉴로 둔 식당이죠. 2015년 이후 9년 연속 미쉐린 빕구르망에 선정되기도 했어요.
*밀가루로 만든 하얀 찐빵을 반으로 갈라 돼지고기, 채소 등을 채운 음식. 대만식 햄버거라고도 불린다.
재밌는 건, 사람들은 바오를 식당이 아닌 ‘브랜드’로 본다는 거예요. 왜냐고요? 창업자들은 요리를 전공하지 않은 예술가들이었거든요. 이들은 처음부터 식당의 로고를 기획하고, 세계관을 설계했어요. 매장을 7개로 늘릴 때도 매번 다른 컨셉을 심었죠.
창업자 중 한 사람은 “바오의 성공은 50%는 음식, 50%는 브랜딩 덕분”이라고 말할 정도래요. 이런 자신감 어디서 나온 걸까요?
Chapter 1.
‘맛있는 것’을 사랑한 예술인, ‘식당 팝업’에 나서다
바오는 세 명의 예술가의 손에서 탄생했어요. 셋은 가족이기도 해요. 런던 슬레이드 미술대학Slade School of Fine Art를 나온 얼천 창Erchen Chang과 그의 남편 싱 탓 청Shing Tat Chung, 패션 디자인을 배운 싱의 여동생 와이팅 청Wai Ting Chung이 창업에 뜻을 모았거든요.
세 사람이 ‘과바오’에 빠져든 건 2012년부터. 대학을 막 졸업한 얼천이 남자친구 싱과 그의 여동생 와이팅과 대만으로 여행을 가면서였어요. 얼천의 고향이기도 한 대만을 함께 다녀보잔 거였죠.
이때 셋은 길에서 먹은 과바오에 홀리고 말았어요. “하얀 찐빵은 구름처럼 폭신했고, 양념 돼지고기는 기름지고 부드러워 살살 녹았다”다고 해요. 이어 세 사람은 “런던에서 이걸 팔자”는 말과 함께 도전을 시작했죠.
뭐가 그리 속전속결이냐고요? 세 사람은 ‘음식’이라는 공통점으로 친해진 이들이었거든요.
이들은 예술인이면서도 음식과 늘 가까이 살았어요. 얼천은 식당 요리를 집에서 따라 만드는 게 취미였고, 홍콩계 영국인인 싱과 와이팅은 노팅엄에서 식당을 운영한 부모님 아래에서 자랐죠.